일상

간호조무사 자격증 _ 병원 실습 2일차 중앙공급실

리치그린 2024. 8. 15. 22:12

오늘은

함께 만나 출근할 동기도 없이, 인솔해 주시는 간호 과장님도 없이

혼자서 실습부서인 중앙공급실로 출근 했다.

 

간호조무사-실습
간호조무사-실습

 

이제 겨우 이틀째라 병원 안 지리를 잘 모르기도 하고,

병원 곳곳의  엘리베이터 중

어떤 것을 타야 내가 실습하는 부서로 가는지, 어떤 엘리베이터는 타면 안 되는지

애써 기억을 더듬으며 중앙공급실로 찾아갔다.

 

이 병원에서 오래 (30년...?) 근무하신 조무사 선생님,

수쌤이라고들 부르는 수간호사 선생님,

그리고 거의 혼자 모든 일을 다 쳐내는 듯한 5년 차 조무사 선생님,

이렇게 총 3분이 근무한다고 한다.

 

중앙공급실은 환자와 대면하는 일은 없고

(그러니 의사 선생님과 대면하는 일은 정말 없다.)

중앙공급실-실습
중앙공급실-실습

 

병원의 수술방, 시술실, 내시경실, 치과, 정형외과 등등에서 사용하는

각종 수술 도구, 시술 도구, 소독솜캔, 핀셋처럼 생긴 포셉,

그 외에도 아주 많은 도구 등을 세척, 소독, 포장하는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각종 드레싱 도구, 주삿바늘, 거즈, 붕대 등을 비롯하여

내가 아직 이름과 사용처를 알 수 없는 병원의 모든 물품들을

각 부서로 공급하는 곳이기도 하다.

멸균용품-보관실
멸균용품-보관실

 

간호조무사 실습이라고 해서 환자를 만나고

혈압 재고 맥박 재고, 바이탈 체크를 하게 될까, 주사 놓는 것은 해 볼 수 있나,

상처 소독 및 드레싱은 조무사가 하는 일인가, 어려운 것 시키면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이건 아예 다른 일이다.

 

20~30대 젊은 사람이 아니라서 내가 나이가 많아서 아마도 이렇게 서포트 하는 부서로

배정해 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학병원이나 대형 종합병원이 아니면 거의 중앙공급실은 따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자격증을 따고 의원급 병원에 취업하기를 희망하거나

주사도 좀 놓을 줄 알고, 도뇨관도 척척 다룰 줄 아는 실습을 원하는 사람들은 

종종 불만을 가지기도 한단다.

 

 

 

 

뭐 어떤가? 실습은 실습일 뿐.

또 이럴 때 아니면 대형 병원 중앙공급실을 언제 와 보겠는가?

 

세척과 소독이 주요 업무인 중앙공급실은 

놀랍도록 청결하고, 8월 삼복더위에도 추울 만큼 실내 온도와 습도 조절에 민감한 곳이다.

 

간호사 카디건을 빌려 껴입고도 첫날은 추워 혼났다.

수술방, 시술실에서 큰 카트에 사용한 수술 도구들을 잔뜩 싣고 내려오면

그걸 받아서 세척, 분류해서 포장하고 큰 소독 기계에 넣는 일을 한다.

 

기구의 재질에 따라

고압멸균살균기에 넣는 것도 있고, EO가스 소독기에 넣는 것도 있고, 플라즈마 소독기계에 넣는 것도 다 다르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기계에 넣으라고 하면 넣고, 소독이 다 되었다고 기계가 삐삐~~ 알람음을 내면

기계 문을 열고 한 김 뺀 다음 다시 소독된 기구들을 뺀다.

 

병원-소독용품
병원-소독용품

 

무거운 것도 있고, 손바닥 만한 소독솜 캔도 있고, 무엇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도 있고,

아는 게 없다 보니, 어려운 건 아예 실습생에게 시키지도 않는다.

앉아라, 앉아서 쉬어라, 여기만 좀 닦아라. 커피 한 잔 해라. 등등 수시로 챙겨주시고 배려해 주신다.

 

실습처에서 이상한 사람들 만나서 마음 고생했다, 텃세 부린다 하는 말도 들은 것 같지만

요즘은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가만있을 요즘 실습생도 없고,

이상한 병원이라고 소문나면 학원들도 실습 협약을 맺을 때 좀 알아보고 하는 모양이다.

 

중앙공급실 실습은 내가 생각할 때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장점이라면 장점, 환자를 만나지 않는다.

환자 배설물을 치운다던지, 기저귀 케어를 해야 한다던지, 피고름을 본다던지 하는 좀 불편한 상황은 없다.

환경도 깨끗하고 청결하고 조용하다.

환자나 보호자나 의료진 등등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사람 싫어한다면, 조용히 제 할 일 묵묵히 꼼꼼히 하는 게 체질인 사람에게는 적격인 곳이다.

 

단점이라면, 장점을 뒤집어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난 환자 케어 하는 게 좋은데, 주사도 잘 놓고 싶고, 링거도 척척 꽂아주고 싶은데,

상처 치료하는 것도 보고 싶고, 실제 임상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왜 날 이런 곳에 실습 보냈나... 생각도 들 듯하다.

 

 

 

실습은 자격증 취득 시험을 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지 않나 싶다.

실습 시간이 780시간이니, 정 다른 경험을 하겠다 하면 학원과 상의해서

다른 부서나 다른 병원으로 중간에 실습지를 옮기는 방법도 있다.

 

실습처에서 너무 힘들었다, 다리가 퉁퉁 붓도록 서 있었다, 침대 시트만 갈다가 왔다 등등,

실습이 너무 힘들어서 조무사 자격증 포기 했다는 사람도 있으니

실습에 너무 목숨 걸지 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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